오세근이 6일 강원 평창의 JDI 스포츠건강증진센터에서 재활훈련을 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고 있다. 오른쪽 후경골근건이 끊어져 지난해 11월 수술대에 오른 오세근이 2차 재활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작은 사진). 평창=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삼공사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오세근은 올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해 9월 후경골근건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 하지만 6일 강원 평창군 봉평면 휘닉스파크 내에서 재활훈련 중 만난 오세근은 더이상 상처 입은 ‘라이언 킹’이 아니었다.
○ 연승 행진에 부담 떨쳐
단단한 근육으로 뭉친 몸은 전보다 홀쭉해졌지만 얼굴은 밝았다. 인삼공사가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 “미치도록 뛰고 싶다”
오세근은 부상으로 본의 아닌 ‘2년차 징크스’를 맞고 있지만 김선형(26·SK)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선형은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소속팀인 SK도 리그 1위를 질주하면서 김선형은 유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쓴 오세근으로선 배가 아플 만도 하다.
“응원하고는 있지만 선형이는 선의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운동해서 잘 알고 있고요. 선형이가 잘하는 걸 보면 자극을 받아요. 같은 팀 (최)부경이도 그렇고 코트에서 만나면 한 방 먹이려고 경기 보면서 지금도 연구하고 있어요.”
착실하게 재활훈련에 임하고 있지만 오세근이 올 시즌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지난단 18일 “올 시즌 오세근의 복귀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감독님 말씀을 듣고서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아껴주시는구나…. 너무 감사하죠. 그런데 그 후로 더 열심히 훈련하게 돼요.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고요. 정말 필요할 때 뛸 수 있도록 준비해야죠.”
○ 또 다른 ‘오세근 효과’
선동열 KIA 감독은 해태 선수 시절 어깨가 좋지 않아 마운드에 설 수 없는 상태였지만 불펜에서 몸을 풀어 상대팀을 주눅 들게 했다. 당시 김응용 감독의 전략이었다. 오세근도 벤치에서 충분히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세근은 플레이오프를 걱정하고 있다.
“저는 욕심이 많아요. 최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죠. 챔피언결정전 7차전까지 갔는데도 내보내 주지 않으면 감독님께 말할 겁니다. 꼭 뛰고 싶다고.”
● 오세근은?
▽신체=200cm, 105kg
▽포지션=파워포워드·센터
▽학력=제물포고-중앙대
▽별명=라이언 킹, 괴물신인, 맥근이
▽데뷔=2011년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인삼공사)
▽2011-2012시즌 성적=평균 15점, 8.1리바운드, 1.5어시스트
▽수상=2011-2012시즌 신인왕,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 오세근이 다친 후경골근건은?
종아리에서 발목까지 이어진 힘줄로 아킬레스 힘줄 다음으로 두껍다. 오세근은 오른쪽 후경골근건이 끊어져 지난해 11월 일본 간토 로사이 대학병원에서 허벅지 인대를 이식해 결합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