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지면화살표-신호체계가 주범
반칙운전이 난무하는 제주 제주시 노형동 노형오거리 교차로. 끼어들기, 차로변경 위반, 안전띠 미착용 등 운전자의 안전불감증과 함께 기형적인 도로구조로 인해 사고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기자가 직접 핸들을 잡고 제주 관광의 관문인 이곳에서 왜 이런 반칙운전이 성행하는지 알아봤다. 한라병원에서 오거리를 80m가량 앞둔 지점의 1차로 바닥에는 분명히 동시에 직진과 좌회전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오거리를 50m가량 앞둔 지점에서 갑자기 좌회전 차로가 생기면서 1차로는 2차로가 되어 직진만 가능한 것으로 표시가 바뀌었다. 좌회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운전자는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거나 아니면 뒤차가 경적을 울리더라도 배짱 좋게 신호를 기다려야 하는 구조였다.
이 교차로 남북 방향으로는 좌회전과 직진 동시신호가 들어왔지만 동서 방향은 직진 후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는 체계였다. 어떻게 하든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해 꼬리물기, 신호위반, 차로변경 위반 등의 반칙운전이 온종일 나타나는 이유다. 지역주민이 아닌 대다수 관광객은 일관성 없는 신호주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부 오정훈 과장은 “시내는 물론이고 외곽으로 갈수록 후진적 교통문화가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교통시설물 개선과 경찰의 강력한 단속, 렌터카 운전자에 대한 교육 강화, 교통시설 예산확보 등의 대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