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강호동, 야심작 ‘달빛프린스’마저 4%대 시청률 ‘최악’

강호동이 MC를 맡은 KBS ‘달빛 프린스’. 5%도 안 되는 시청률 탓에 ‘강호동이 한물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KBS 제공
5일 방영된 KBS 토크쇼 ‘달빛 프린스’에서 MC 강호동(43)이 자조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이날 ‘달빛 프린스’의 시청률은 4.2%였다. 강호동은 “도끼로 바늘을 만든다는 정성으로 하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강호동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도끼’가 아닌 ‘독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이 없으면 한없이 추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예능황제 강호동의 추락

부진을 만회하고자 야심 차게 선보인 ‘달빛 프린스’의 시청률은 최악이다. 1회(1월 22일)가 5.7%, 2회(1월 29일) 4.7%, 3회(2월 5일) 4.2%를 기록하자 “강호동이 한물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방송사 관계자는 “강호동급 거물이 나오는데 시청률이 5%도 안 되면 그 프로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무엇이 문제?
낮은 시청률이 모두 강호동 탓만은 아니다. PD의 연출력, 경쟁 프로 같은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호동이 편당 1000만 원 내외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점, 메인MC의 활약을 시청률로 환산하는 방송가 문화로 봤을 때 ‘강호동=시청률 보장’ 공식은 분명 깨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실제로 요즘 TV 속 강호동은 게스트를 배려하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본인은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던데 본래 장점이 사라지면 존재감도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해 8월 거물급 대접을 받으며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해석도 돌았다.
반면 강호동의 추락은 방송 트렌드가 바뀐 환경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배국남 문화평론가는 “예능프로 전반이 침체되면서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식 예능, 뻔한 MC, 연예인들의 진부한 잡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 관계자도 “강호동과 투톱을 이뤄온 유재석의 ‘놀러와’(MBC)조차 시청률 저조로 폐지됐다”며 “특정 MC의 힘에 기대기보다는 교양과 예능을 섞은 새로운 프로그램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강호동이 부활하려면 △기존 프로를 과감히 포기하고 △실내가 아니라 실외촬영 방송아이템을 선택하고 △진화된 예능감각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채널A 영상] 화려함 뒤 연예인 ‘생활고’의 불편한 진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문현경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