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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 철거 논란 해결되나

입력 | 2013-02-07 03:00:00

제주도, 설계도면 기증 요구, 다른 곳으로 이전 추진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앵커호텔 모델하우스인 ‘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 철거 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모델하우스 설계도면 원본을 무상으로 기증해주도록 앵커호텔 전 시행사인 ㈜JID에 요청했다고 6일 밝혔다. 설계도면을 기증받은 후 별도의 용지를 마련해 이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 설계도면 기증 요청은 JID 측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카사 델 아구아를 이전해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도면 기증에 협조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가설건축물(카사 델 아구아) 기부를 거부한 제주도에 보낸 공문에서 ‘불법 건축물이기 때문에 JID가 제시한 기부를 거부한 제주도의 처분은 타당하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철거반대비상대책위원회 등이 가설건축물의 존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가설건축물의 이전 방법과 비용분담 방법 등을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제주도 이명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앵커호텔을 인수한 신규 사업자가 반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명백한 불법 건축물이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에 그대로 둘 수는 없다”며 “설계도면 원본을 아무 조건 없이 기증한다면 중문관광단지 내 다른 용지에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어로 ‘물의 집’을 뜻하는 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는 멕시코 출신 세계적 건축가인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 작품이다. 2층에 1279m² 규모로 모델하우스를 겸하고 있다. 앵커호텔 전 시공사인 JID가 자금난을 겪다가 호텔과 콘도 용지 등을 ㈜부영주택에 팔면서 문제가 생겼다. 카사 델 아구아에 대한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2011년 6월 말 임시 가설물 존치기간이 만료되면서 철거대상이 됐다. 레고레타는 2009년 3월 카사 델 아구아를 완공했다. 이 건축물로 2010년 아메리칸 프로퍼티 상을 받은 후 다른 작품을 남기지 않고 타계해 그의 유작이 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