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공무원 종교단체 등 감사노트 쓰며 선행 실천… 긍정에너지 생겨 자신감 쑥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입니다!’ 4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 감사나눔연수원(청소년수련원)에서 박승호 포항시장(앞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과 직원들이 감사연수를 마치고 머리 위로 손을 올린 채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 소식을 들은 박승호 포항시장은 2일 할머니를 찾아가 가슴에 ‘감사스마일’ 배지를 달아드렸다. 박 시장은 “할머니가 보여준 나눔 실천이 많은 시민에게 감동을 줬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행복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할머니가 진정 감사의 달인”이라며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채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감사운동을 접하고 장학금 기탁을 마음먹었다.
포항시가 펼치는 감사(感謝)운동이 일상을 행복하게 가꾸는 힘이 되고 있다. 감사운동은 박 시장이 지난해 3월 직원들에게 감사 마인드 교육을 하면서 시작됐다. 2011년 말 박 시장이 지역 기업인 포스코ICT 근로자들이 공장 곳곳에 ‘감사하자’란 스티커를 붙이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청 직원들은 매일 감사한 일 5가지 쓰기와 편지, 엽서, 전화 등으로 감사하는 마음 표현하기 등 3가지를 실천한다. 직원들은 “조직에 생동감이 넘치고 능률도 오른다”고 입을 모았다. 직원 2000여 명의 호주머니에는 노란색 표지의 감사노트가 들어 있다. 언제든지 감사했던 내용을 적기 위해서다.
학교폭력으로 송치된 학생들에게 반성문 대신 감사노트 쓰기를 도입한 대구지검 포항지청도 인성교육 효과를 얻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식적인 반성문을 쓰던 학생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 곳곳에는 감사운동 공간이 생겼다. 호미곶 일대에 감사둘레길(8.7km)을 조성했다. 감사와 명상, 나눔, 긍정, 행복 등 5가지 주제의 길을 걸으며 40여 개의 감사 문구를 음미하면서 걸을 수 있다. 읍면동별로 크고 작은 감사둘레길 21곳(약 75km)이 생겼다. 주민들이 나서 “감사하며 걷고 싶은 길”이라고 소개했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이사를 맡고 있는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감사운동을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의 단체와 기업 등에서 문의가 이어졌다. 최근 도로교통공단은 시청을 찾아 1박 2일 일정으로 감사 실천 프로그램을 배웠다. 공단 측은 6000여 직원을 중심으로 감사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기업 대학 시민단체 등 100여 곳이 포항시의 감사운동을 도입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포항 영일만에서 포항제철소와 새마을운동이 생겨 나라를 바꾸는 힘이 됐다. 포항발 감사운동이 전국으로 번져 우리나라의 새로운 에너지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