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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서로에게 귀 기울여야 진화… 진보도 北수용소 문제 제기할 때”

입력 | 2013-02-09 03:00:00

■ 정봉주 前의원 책 출간




“진보진영도 이제는 북한에 핵무기 개발과 정치범수용소의 문제점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보수층을 향해 남북한 화해협력과 경제교류를 요구하려면 말이죠.”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53)이 최근 책 ‘대한민국 진화론’(미래를소유한사람들·사진)을 펴냈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제기해 1년 징역형을 받고 지난해 12월 25일 만기 출소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갈 길을 잃어버린 진보진영에 “‘멘붕’도 사치다. 좌절은 개나 줘버려라”며 ‘돌직구’를 던졌다. 또 “‘나꼼수’는 다시 하지 않겠다”며 “가족과 함께 경북 봉화의 비나리마을로 내려가 도시와 농촌을 연계하는 생활협동조합형 시민사회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패인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단일화만 이루면 이길 수 있다는 정치공학적 안일함에 빠져 있었다. 상대방은 권력의 탐욕에 빠진 보수세력일 뿐이라고 우습게 봤다. 그러나 막상 선거를 치러 보니 민주당은 준비가 부족했다. 정권을 얻겠다는 절실함 간절함 측면에서 새누리당에 패배했다.”

―박근혜 정부가 잘하리라고 보는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야당도 국민행복을 놓고 여당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대한민국 진화론’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미국이나 유럽은 좌우 진영이 정책을 주고받으며 한 단계씩 진화해왔다. 우리나라의 보수 진보도 상대편을 타도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보수층이 남북화해, 한진중공업, 강정마을,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 들어주길 원한다면 진보진영도 북한의 핵개발과 인권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 북한 핵개발은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지 보수의 담론이 아니라고 본다.”

현란한 입담과 함께 모든 말은 자기자랑으로 끝난다고 해서 ‘깔때기’란 별명을 가진 그는 1년의 수감생활 탓인지 훨씬 진지해진 분위기였다. ‘나꼼수’에 대해서도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이후 재미만 추구했을 뿐 콘텐츠 업그레이드에 실패했다”며 “멤버들이 콘서트하고 팬덤에 빠지면서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어준 주진우 씨 등 나꼼수 멤버들이 대선 직후 출국해 귀국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무슨 판단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쫄지 말고 돌아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도 ‘자기부정’을 통해 거듭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만화적 상상력’이라는 전제 아래 28명에 이르는 민주당 3선 이상 중진의원이 과감히 지역구를 참신한 인물들에게 양보하고 대구와 경북,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기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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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