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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1차 인선]박근혜 인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접점 있나?

입력 | 2013-02-09 03:00:00

인연보다 능력-신뢰 중시… 써본 사람 또 쓰고 법조인 선호
■ 흔들림없는 朴의 인선 방식




설 앞두고 전통시장 찾은 朴당선인 설을 이틀 앞둔 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광진구 중곡동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물가 동향을 점검하며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깜짝 카드’는 없었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국가안보실장 등이 발표되자 ‘박근혜식 인선 스타일’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후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지낸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은 일찌감치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그 밖의 인사들도 여럿 있었다. 결국 호흡을 맞춰본 인사 가운데 법치 확립을 중시하는 자신의 국정 철학에 맞아떨어질 이를 다시 고른 것이다.

○ 한 번 쓴 사람 또 쓴다

박 당선인은 새 정부의 첫 인선에서도 한 번 기용한 사람을 또다시 기용하는 용인술을 보여줬다. 인연이 없더라도 기회를 주고 이를 유심히 관찰해 능력이 검증되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면 더 큰 자리에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인사 원칙이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총리 후보자는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4·11총선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그는 “나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라고 말할 만큼 박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이후 공천 개혁을 무난하게 이끌며 4·11총선 승리에 일조했다. 총선 승리를 통해 대권 가도의 동력을 확보한 박 당선인으로서는 눈여겨봤을 대목이다.

18대 국회에서 국방 현안에 대해 자주 조언을 구하며 가까워진 김장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국방분과 간사를 국가안보실장에 기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선 경선 당시 캠프 정책위원으로 선임해 국방안보 정책을 총괄하게 한 뒤 중앙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인수위를 거쳐 새 정부 안보위기 컨트롤타워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겼다.

박 당선인 주변에는 그간 당, 국회 활동이나 해외 방문 등을 통해 함께 일해 본 뒤 측근이 된 인사들이 많다.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은 2004년 당대표 시절 수석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당선인의 ‘복심’이 됐다. 별 인연이 없던 이학재 전 비서실장도 2009년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에 동행했다가 몇 달 뒤 기용됐다.

○ 법조인 기용 패턴 반복

박 당선인의 법조인 출신에 대한 신뢰도 확인됐다.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 전 후보자의 후임으로 검사 출신 정 후보자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15년의 정치 인생 동안 중요 인선이 있을 때마다 법조인을 발탁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2004년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첫 비서실장으로 판사 출신의 초선 진영 의원을 임명했다.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한 뒤 대선기획단장으로 중앙선대위의 기틀을 짠 이주영 의원도 판사 출신이다. 대선 과정에선 특보단장으로 활동하며 박 당선인의 신임을 얻었다.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 역할을 맡긴 권영세 전 사무총장은 검사 출신이다.

외부 인사 기용에서도 박 당선인의 법조인 선호는 계속됐다. 공동선대위원장에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울 적임자”라며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중용했다. 또 ‘차떼기 수사 검사’로 유명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대선 승리 뒤에는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김용준-진영 라인업’을 재기용했다.

박 당선인이 법치주의 확립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다른 직군보다 상대적으로 법조계 인사를 더 많이 발탁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정 후보자를 공천위원장으로 발탁하던 당시 “검사 시절에도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가 진주사범학교를 나오고 김장수, 박흥렬 내정자가 육사를 나온 것을 놓고 대구사범학교와 일본 육사를 나온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묘한 향수와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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