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69) 아들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나 인사청문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 퇴직한 뒤 6년 사이에 재산이 8억 원 이상 늘어난 과정과 경남 김해의 토지 매입 동기도 주목된다.
○ 아들 군 면제가 핵심 쟁점
정 후보자의 외아들인 정모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35)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시절인 1997년 병역 신검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01년 1월 재검사에서 수핵탈출증(일명 디스크)으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당시 정 후보자는 광주지검장으로 재직했다. 정 후보자 본인은 1967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 로펌 고문변호사 된 뒤 예금 두 배로
정 후보자가 2004년 법무연수원장에서 퇴직한 이후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재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검증 대상이다. 정 후보자는 2005년 12월 기준으로 공개된 2006년 재산 명세에서 11억1068만 원을 신고했지만 2011년 8월에는 19억7346만 원을 신고했다.
특히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로 재직한 2006∼2008년에 예금 자산이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5년 12월 기준으로 4억6018만 원이던 예금액은 2007년 12월 10억3324만 원으로 늘었다. 2008년 12월엔 차량 구입과 가액 변동 탓에 7억9317만 원으로 줄었다가 2011년 8월 다시 9억3909만 원으로 늘었다. 변호사 시절 고액 연봉이 예금 증가의 이유로 보인다.
예금은 본인 명의로 8억199만 원, 부인 이름으로 8420만 원을 예치했다. 아들 정 검사의 재산은 2009년 예금액 4486만 원을 신고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정 후보자의 재산 중 부동산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새서울(엠브이)아파트(130m²·39평·6억3200만 원으로 신고)와 경남 김해시 삼정동의 대지 466m²(약 141평·1억9537만 원으로 신고)이다.
1995년 본인 명의로 매입한 뒤 현재까지 나대지로 남아있는 김해시 삼정동 대지에 대해선 취득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이 땅은 현재 공시지가는 2억38만 원이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따르면 5억여 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에 삼정동 일대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농지였던 땅값이 20배 정도로 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가 삼정동 땅을 얼마에 매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8일 오후 반포동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나 김해시 땅에 대해 “부산 땅을 팔아 서울 집을 사고 남은 돈으로 사둔 것”이라며 “현장에 가서 보라. 투기할 지역인지…”라며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택지로 지정돼 개발 중이던 지역에 땅을 매입한 목적은 청문 과정에서 해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자택인 새서울아파트를 1992년 매입한 뒤 현재까지 줄곧 이곳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현재 8억7000만 원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의 예금과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 2억689만 원은 각각 태광컨트리클럽 골프회원권 1억6900만 원, 2009년식 그랜저 차량 3429만 원, 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식 360만 원이다.
조건희·김준일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