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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6년반 주중대사’가 각주없이 직접 쓴 중국스토리

입력 | 2013-02-09 03:00:00

◇김하중의 중국이야기 1, 2
김하중 지음/394쪽(1권) 451쪽(2권)·1만8000원·비전과리더십




1, 2권 합쳐 800쪽이 넘는 이 책에는 각주가 하나도 없다. 중국의 역사와 외교, 문화와 관련된 묵직한 내용을 담았는데도 말이다. 36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1992년 한중수교부터 6자회담까지 오로지 중국문제에만 매달려온 최장수 주중 대사인 저자는 “자료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하고 나눈 대화의 기록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그래서 각주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1년 대사로 발령받아 노무현 정부 5년을 거쳐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에 임명되기 전까지 6년 반을 근무했다. 한중수교 협상의 주역이었던 그는 황장엽 망명사건, 북한 핵문제, 탈북자 문제, 마늘 분쟁, 중국산 김치파동 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중국 문화에 대한 지식과 중국 내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수많은 외교문제를 풀어왔다.

이 책은 외교관의 시각에서 바라본 중국이다. 1권인 ‘떠오르는 용’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이다. 집필 기간은 1994년부터 8년. 중국어로 먼저 출간돼 런민(人民)일보에 소개된 후 중국의 최고지도자들도 많이 읽는 책이 됐다. 2권 ‘영원한 이웃, 끝없는 도전’에는 저자가 한중관계의 외교 현장에서 겪었던 생생한 비화가 담겨 있다.

책에는 외교관이나 중국 관련 연구자뿐 아니라 사업을 하는 직장인, 유학생까지 참고할 만한 조언이 많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중국인들이 항상 느리다고 생각하지 말라’ ‘무조건 높은 사람만 만나려고 하지 말라’ ‘인맥은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잡는 것이다’ 등 중국인을 이해하는 법을 적어놓았다.

그는 “중국에는 1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며 “몇 명의 중국인이 이야기하는 것을 가지고 함부로 중국인 전체를 폄하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익에도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