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가톨릭계 충격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퇴위가 발표된 11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의 가톨릭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허영엽 신부(대교구장 수석비서)는 “약 600년 전 교회가 외부적 요인으로 곤경에 처했던 시기를 빼면 현직 교황께서 자진 사임한 것은 첫 사례여서 한국은 물론 세계 가톨릭교회 전체가 놀라움에 휩싸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톨릭 신자는 교구 게시판에 외신 내용을 올린 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2월 28일자로 교황직을 사임하시겠다는 뉴스인데요. 이유로는 더이상 교황직을 지속할 여력이 없다는…아! 아!…”라는 댓글로 아쉬움을 표시했다. 대구대교구의 한 중견 신부는 “전통을 중시하는 교황청 분위기를 감안할 때 자진 퇴위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교황의 결정은 교회 전체를 위한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황의 사퇴 소식이 발표되자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대통령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선량한 국가들과 사람들은 교황의 퇴임에 깊은 아쉬움과 감사, 연민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인구 1억 명 중 85%가 로마 가톨릭 신자다.
김갑식·주성하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