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두뇌를 집중적으로 쓰는 작업을 오래 하고 나면 더이상 새로운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아이디어도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기억용량과 뇌 활용 능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신동원 성균관대 의대 정신과학교실·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 학생이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공부만 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져 고민했다. 이 학생은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진 않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늘 접속 상태였다. 스마트폰을 곁에 두고 공부하면서 문자메시지와 채팅으로 끊임없이 친구들과 연락했던 것이다. 뇌는 한번 다른 곳으로 신경이 분산되면 원래 하던 일에 다시 집중하는 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니 공부가 잘될 리 없었다. 뇌가 휴식하지 않아 과부하가 걸린 것이 성적이 하락한 이유였다.
뇌는 휴식하는 동안 내측 측두엽, 내측 전두엽, 후측 대상피질 등 일명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 불리는 부위가 활성화된다.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고 새로운 작업에 집중하면 DMN의 활성도가 감소하면서 작업에 필요한 다른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예전에는 버스를 타고 ‘멍 때리며’ 차창 밖을 보는 사람이 많았다. 요즘엔 많은 사람이 버스와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게임을 하고 음악을 듣는다. 요즘 사람들은 일을 할 때도 뇌를 사용하고 일을 하지 않을 때도 휴대전화 같은 디지털 기기로 뇌를 자극한다. 잠자리에까지 휴대전화를 들고 간다.
휴대전화가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무렵이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는 3년밖에 안 됐다. 인간의 뇌가 일하는 방식은 수천 년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우리가 뇌를 사용하는 방식은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바뀌었다.
필자 역시 병원을 오가면서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디지털 기기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찾아보았고 그 연구결과를 ‘멍 때려라!’라는 책에 소개하기도 했다. 신체가 무한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없듯이 신체 일부인 뇌도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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