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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차 핵실험]“中검역 강화될라…” 무역상들 긴장

입력 | 2013-02-13 03:00:00

■ 北-中접경 단둥 가보니




북한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 성의 북-중 접경도시 단둥(丹東)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감지하기 어려웠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12일은 춘제(春節·설)로 도시 전체가 연휴에 들어간 상태였다. 하지만 일부 무역상은 이번 핵실험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둥 해관(海關·세관) 앞 무역상 밀집지역인 얼마루(二馬路)에서 북한과 과일, 수산물 등을 거래하는 황(黃)모 씨는 “이번 주까지는 춘제로 해관이 문을 닫기 때문에 당장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기는 어렵다”며 “다음 주가 되면 중국의 대응방안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이 일찍부터 핵실험을 예고했기 때문에 충격은 조금 덜하지만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선족 무역상은 “중국이 검역만 제대로 해도 북-중 무역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매일 오후 6시면 해관 업무가 끝나는데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하면 북에서 올라올 물건도, 여기서 내려갈 차량도 모두 묶이게 된다. 검역 강화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쉽게 북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다리(중조우의교)는 명절 연휴 때문에 일반 화물차량이 전혀 운행되지 않고 있다.

단둥에서는 북한이 12일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미리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에 북한 국적의 가족을 두고 혼자 나온 한 화교는 “어제(11일) 군부 쪽에 있는 지인이 하루 뒤면 결론이 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 핵실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단둥에는 북한 표정과 북-중 간 기류 변화를 파악하려는 외국 취재진이 속속 몰려들기 시작했다. 압록강변에 있는 한 호텔 관계자는 “오후에 일본 기자 2명이 왔다. 서양 기자들도 일부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단둥은 북-중 교역의 70%가 이뤄지는 양국 교역의 주요 관문이다.

단둥=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