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처럼 학업 병행 꿈”… 박세리도 “느긋하게 즐겨라”
리디아 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경기 후 리디아 고에 대해 “그동안 많은 선수를 봐 왔지만 ‘대단하다’ 싶었다. 아마추어의 수준을 뛰어넘는 선수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는 이미 지난해 세계 골프계에서 여러 가지 역사를 새로 썼다.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전 세계 남녀 프로 대회를 통틀어 최연소(14세 9개월) 우승 기록을 세웠고, 8월 LPGA투어 캐나디안 여자오픈에서는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4개월 2일)을 경신했다.
당시 박세리는 리디아 고에게 “지금처럼 즐기면서 천천히 한발 한발 가는 게 중요하다. 더 잘하려는 욕심에 서두르고 부담을 갖기 시작하면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의미 있는 조언을 했다.
박세리의 조언처럼 리디아 고는 자신의 골프 인생을 멀리 바라보고 있다. 프로 전향 여부만 해도 그렇다. 아마추어 신분이라 그는 이번 대회 상금 3만 유로(약 4400만 원)도, 지난해 캐나디안오픈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2700만 원)도 받지 못했다. 차세대 골프 스타인 그를 잡으려는 스폰서들도 줄을 섰다. 하지만 그는 “프로 전향은 천천히 하겠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클랜드 파인허스트 스쿨에 다니고 있는 리디아 고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미셸 위를 닮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리디아 고는 “미셸 위 언니처럼 공부도 잘하고 골프도 잘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