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사임’ 지구촌 반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2일 “교황의 결정 안에 교회에 대한 사랑과 염려가 가득 담겨 있음을 느끼며 교황의 결정을 진심으로 존중한다”며 “교황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가톨릭교회의 진정한 사목자로서 양떼들을 위한 봉사를 계속해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아내 미셸과 함께 2009년 교황을 만났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며 “미국 국민을 대신해 감사와 기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시몬 베드로부터 베네딕토 16세까지 263명의 교황이 있었지만 평균 재위 기간은 8년 정도. 1590년 즉위한 우르바누스 7세는 선출 당시 말라리아에 걸려 즉위식을 하지도 못하고 재위 12일 만에 선종했다. 반면 초대 교황 성 베드로는 34년간 최장수 교황으로 초기 기독교를 이끌었다. 비오 9세(1846∼78년)는 성 베드로 교황을 빼고는 유일하게 30년 이상을 재임한 교황이다. 요한 바오로 2세(27년)를 비롯한 13명은 20년 이상 교황직을 지켰다.
한편 차기 교황을 놓고 설(說)이 무성하다. 아일랜드의 도박사이트 패디파워가 개설한 ‘차기 교황 맞히기’ 온라인 도박판에 따르면 12일 오후 현재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64)이 3/1로 후보 중 선두를 달렸다. 이는 턱슨 추기경이 교황이 되는 것에 1유로를 걸면 3유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교황청 주교성 장관인 캐나다의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69)이 7/2로, 나이지리아의 프랜시스 아린제 추기경(80)이 9/2로 뒤를 따랐다. 교황청 동방교회성 장관인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70)이 6/1로 거론됐다.
차기 교황의 이름이 ‘베드로’가 될 것이라는 말라키아 예언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중세 아일랜드 성직자 말라키아 주교가 1139년에 썼다는 이 예언서에는 1143년에 교황이 된 첼레스티노 2세 이후 등장하는 교황 112명을 2, 3개의 모호한 상징적 어구로 열거하고 있다. 이 예언서에서 베네딕토 16세는 111번째 교황이고 차기 교황을 ‘마지막 교황’으로 더이상 교황에 관한 언급이 없다. 112번째 교황에 대해선 ‘로마 교회에 대한 마지막 박해 중에 로마인 베드로가 교회를 다스리고 많은 환난 속에 양들을 치리라’라고 적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