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차관 “성장촉진 기대” 日증시 급등-엔화가치 급락 “환율 조작-정부개입 말라” 佛재무, 美-日 강력 비난… G20 회담서 줄다리기 예고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15.96엔(1.94%) 오른 1만1369.12엔에 마감했으며 토픽스도 11.15포인트(1.16%) 상승한 968.50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에 불을 지핀 것은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었다. 그는 1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 침체(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구조개혁을 동반한 성장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고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공식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유력한 차기 일본 중앙은행 총재로 거론되고 있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도쿄에서 “일본 정부의 2% 물가상승 방안은 획기적”이라며 아베노믹스 지지 의사를 밝힌 것에 미국까지 거들고 나선 셈이다. 미 정부는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이는 큰손인 일본이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야 국채 매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유로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유럽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에서 특히 프랑스가 강도 높게 주요국의 환율 개입을 비난하고 나섰다.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환율은 조작이나 정부 정책이 아닌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잇달아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경기부양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앞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엔화 약세에 우려를 표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글로벌 환율 전쟁에 대한 엇갈린 모습이 보이면서 주요국의 환율 개입에 대한 국제공조를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