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서 축하 퍼레이드를 벌인지 일주일 만에 총을 맞고 숨진 시카고 여고생의 살해 용의자 2명을 붙잡았다.
12일(현지시간) 경찰은 시카고 킹칼리지프렙고등학교 2학년 하디야 펜들턴(15)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범죄 조직원 마이클 워드(18)와 케니스 윌리엄스(20)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들에게 보석금 없는 구금을 명령했다. 워드와 윌리엄스는 지난달 29일 학교 인근 공원에 모여 있던 펜들턴의 친구 무리에 총격을 가했으며 펜들턴은 이를 피해 달아나다 등에 총을 맞고 숨졌다.
총기는 워드가 휘둘렀고 윌리엄스는 자동차를 운전했다. 이들은 공원 울타리 밖에 차를 세운 뒤 10여 명이 모여 있던 펜들턴의 친구 무리에 은밀히 다가가 총을 쏘았고 범행 후 다시 차에 올라 현장을 벗어났다.
미국에 총기 규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펜들턴 사건은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고 시카고를 총기 논쟁의 중심부로 만들었다.
앞서 9일 열린 펜들턴의 장례식에는 미셸 오바마를 비롯해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안 던컨 미국 교육부장관, 팻 퀸 일리노이 주지사,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시카고에서 총기 폭력 자제를 촉구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다.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은 "사건 발생 이틀 전 통상적인 범죄 단속 과정에서 워드의 차량을 검문한 바 있다"며 "사건 현장에서 목격된 차량과 동일해 수사의 단서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윌리엄스에게 총을 쏜 용의자는 당시 체포됐으나 사건 피해자인 윌리엄스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곧 석방됐다.
맥카티 경찰국장은 "용의자 워드는 펜들턴 사건 당시 총기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였다"면서 "총기 범죄자들에게 최소한의 복역기간을 의무하는 등 강력한 총기 규제법이 마련돼 있었더라면 펜들턴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