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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 담았던 ‘카메라의 렘브란트’ 최민식 선생, 별이 지다!

입력 | 2013-02-13 14:07:42

한쪽 팔과 다리 없이 신문 배달하던 청년. 故 최민식 선생이 1985년 부산에서 찍었던 사진.


“나의 카메라 워크는 절대로 가난한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나 호기심을 드러낸 것이 아니다.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통찰과 분노의 고발인 것이다. 나의 사진은 고난과 시련을 겪는 인간으로서의 아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며 휴머니즘의 외길을 걸어온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의 사진론이다.

언제나 사람이 먼저였고 인간의 존엄성을 담기 위해 한 평생을 살아온 최민식 선생이 지난 12일 오전 8시 40분 부산 대연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카메라의 렘브란트’로 불리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1세대인 그가 1968년 내놓은 첫 사진집의 제목도 ‘HUMAN(인간ㆍ동아일보사)’이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는 지난 2004년 왼팔과 왼쪽 다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신문 배달을 하는 한 남성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소개한 적이 있다. ▶ 저 몸으로 땀을 흘리며 신문배달을…

당시에는 출처없이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었지만 일부 독자들이 “1985년, 부산에서 촬영했다는 정보만 적혀 있다”면서 “최민식 선생이 직접 찍은 사진이다”고 알려줬었다.

이 사진을 두고 최민식 선생은 생전에 “남포동 부산극장 앞에서 한쪽 팔과 다리가 없는 청년이 신문을 팔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에 있다가 버스가 들어오면 재빨리 달려가 하차 승객에서 신문을 팔았다”고 회상하기도 했었다.

1965년 대구역 앞. 역전 노점상을 하는 엄마 옆에서 무언가 먹고 있는 아이를 재빠르게 포착한 사진(왼쪽)과 1987년 서울.

1950년대부터 지지리 가난한 우리네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담고자 했던 그의 노력 덕분에 당시의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상당히 많이 남아있다.

아울러 가난했지만 표정은 밝았다고 스스로 찍은 사진을 평가하기도 했던 1960~70년대 사진은 우리에게 또다른 희망을 주는 듯 하다.

다만 이제 그가 일생동안 찍어온 사진을 그가 직접 운영하던 human-photo.com이 폐쇄되면서 온라인으로 쉽게 접할 수는 없게 됐다.

故 최민식 선생을 기억하는 네티즌들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사람을 담기위해 무던히도 애쓰던 사람이었고 생전 그 분이 찍었던 사진이 있었기에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이어져 올 수 있었다”고 회상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故 최민식 선생 (출처= 도깨비뉴스 DB)

한편 故 최민식 씨의 유족으로는 부인 박정남 씨와 3남 1녀가 있다. 빈소는 부산 남구 용호동 부산성모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5시 30분. 051-933-7129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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