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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선 건설사

입력 | 2013-02-14 03:00:00

쌍용-한일 자본 잠식… 수혈 없을땐 상장폐지 위기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건설업체가 주식시장에서 줄줄이 퇴출될 위기에 빠졌다. 상당수 건설사가 대규모 적자를 본 데다 일부는 자본잠식 때문에 상장폐지가 거론되고 있는 것.

1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한일건설은 주택 미분양 때문에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작년에 298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자본잠식률이 109.5%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쌍용건설도 2011년 1570억 원 순손실에 이어 작년에 3000억∼4000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누적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으로 적자를 메워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50% 이상의 자본잠식은 주식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되고 전액 잠식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이 두 건설사는 3월 말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되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 한일건설은 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추가 유상증자 등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채권단은 대주주 지원 없이는 정상화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쌍용건설은 대주주인 캠코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인수 등 700억 원 지원에 나서고 채권단이 13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나서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주주인 캠코가 먼저 나서지 않는다면 출자전환을 고려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두산건설도 2011년 293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가 지난해 손실 폭이 6148억 원으로 커졌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24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조주형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 관련 손실과 해외 현장의 원가 상승 등으로 대형 건설사들조차 실적이 기대 이하인 상황”이라며 “최근의 원화 강세 흐름도 건설사에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