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글로벌 브랜드 알짜시장 등극… 국내 ‘메가 브랜드’ 탄생도 눈앞
국내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최근 5년간 약 33% 성장해 지난해 11조 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품목별 소매 판매액 중에서 2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료품의 판매액도 지난해 70조3800억 원으로 2008년에 비해 약 33% 성장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구 5000만 명으로 규모가 커진 데다 구매력도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 “한국은 글로벌 브랜드의 톱 마켓”
세계 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상은 주요 글로벌 브랜드의 매출 순위에서 나타난다. 특히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소비자의 힘은 막강하다.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로 세계 11위인 한국은 글로벌 브랜드 키엘, 슈에무라, 베네피트, 비오템의 매출 ‘톱 3’에 든다. 비오템은 판매 개수로만 따졌을 때 세계 1위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1층에 있는 슈에무라, 베네피트, 랩 시리즈 등 3개 매장은 각 브랜드의 세계 매출 1위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키엘 매장도 세계 매출 1위 매장이다.
패션 분야에서도 쌤소나이트의 한국 매출이 글로벌 3위, 탐스는 4위로 조사됐다. 한국은 지난해 스위스 시계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 순위 11위에 올랐다. 스위스 시계 수입액은 2010년 대비 58% 급증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의 롯데 소공동 본점 면세점은 자사의 매출 톱 3 매장에 들 정도다.
유아 및 아동용품 규모도 크다. 세계적인 완구매장 토이저러스의 세계 라이선스 220개 매장 중 매출 1위는 롯데마트 잠실점에 있는 점포다. 이곳은 2011년까지만 해도 3등이었지만 지난해 1등으로 뛰어올랐다. 5조 원 규모의 아웃도어 시장은 가장 성장이 두드러지는 분야다. 규모 면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시장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국내 기업들은 사상 최초로 내수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매출 1조 원 시대를 향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1조 원은 의미가 크다.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한 소비재의 특성상 상당 규모의 ‘입소문 군단’을 보유했다는 의미가 된다. 또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설 힘이 생겨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가진 ‘메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으로 여겨진다.
가장 먼저 1조 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다. 설화수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8000억 원 넘게 팔려 2015년 1조 원 돌파라는 목표에 다가섰다.
단일 브랜드 매출 1000억 원만 넘겨도 ‘대박’이라는 국내 패션업계에서도 수년 내에 1조 원 브랜드 탄생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웃도어 분야의 성장 덕분이다. 지난해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한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2015년까지 1조 원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캐주얼 의류 시장에서는 제일모직 ‘빈폴’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하고 2016년까지 1조 원 달성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한국 의복과 신발 소매 판매액을 합치면 약 50조 원 규모로 승용차(약 32조 원)보다 크다. 한 수입 의류업체 사장은 “유니클로는 전 세계 의류 규모 3위로 꼽히지만 매출의 70% 이상은 일본에서 나온다. 내수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세계 시장에 나가는 것”이라며 “1조 원 브랜드가 나온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