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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 아파트마다 악취 몸살

입력 | 2013-02-14 03:00:00

부산시 처리업체 기계 고장… 설 연휴까지 겹쳐




부산 금정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수거해 가지 않아 넘쳐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사는 주부 김모 씨(48)는 고향에서 설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13일 아파트 관리실을 찾아 불편을 호소했다.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에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심한 데다 집에 보관 중인 음식물 쓰레기도 버릴 수 없었기 때문. 이날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현재 시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기기가 고장 나 당분간 쓰레기를 가정에서 보관해 달라”는 안내방송까지 내보냈다. 설 연휴 쓰레기까지 고스란히 집 안에 쌓아둘 수밖에 없었다. 부산 전역이 이런 상황이었다.

부산시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5일 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인 부산 강서구 생곡동 생곡음식물자원화시설(서희)의 소화조가 고장이 나 작동을 멈춘 게 문제였다. 쓰레기 처리 기기 2대 중 1대만 가동됐다. 그로 인해 하루 200t을 처리하던 음식물 쓰레기를 100t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쓰레기를 탱크로 밀어 올리는 펌프 기기의 고장 난 부품이 독일제여서 고치는 데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설 연휴가 겹쳐 문제가 심각해졌다.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많은데도 10, 11일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처리시설을 가동하지도 않아 아파트마다 음식물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한 것.

16개 구군에서 운영하는 음식물 쓰레기 수집 운반차량 41개 업체 160대는 12일부터 정상운행에 들어갔지만 처리시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져 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요일마다 방문하는 아파트를 제때 돌지 못해 아파트 쓰레기 수거함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치고 있다. 쓰레기 배출량은 일정하지만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 대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주부 이모 씨(52)는 “처리 기기가 고장 난 데다 설 연휴가 끼어 있는데도 시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부산의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평균 776t 정도. 이 쓰레기는 수영하수처리병합시설(120t), 생곡음식물자원화시설(200t), 강서구 녹산동 민간업체 2곳 등 4개 시설에서 처리하고 있다. 수영과 생곡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때 나오는 가스로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하고 있다. 민간업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만들어 처리한다. 이순학 시 자원순환과장은 “설 연휴가 겹쳐 어려움이 있었지만 14일부터는 정상적인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