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룡 문화장관 후보자
2006년 8월. 당시 기자들이 가장 많이 ‘뻗치기(취재를 위해 무작정 기다리는 것)’를 한 장소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57)의 서울 광진구 구의동 집이었다. 문화부 차관 신분이던 유 후보자가 청와대의 인사 외압을 언론에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사건 직전까지 유 후보자는 ‘잘나가는’ 관료였다. 순탄했던 공직생활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깨졌고 2006년 8월 8일 차관 취임 6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틀 뒤 유 후보자는 경질 배경을 묻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청와대가 방송 경력도 없는, 지나치게 ‘급’이 안되는 사람을 문화부 산하 아리랑TV 부사장 직으로 인사 청탁을 해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유 후보자는 아리랑TV 부사장과 한국영상자료원장 추천 과정에서 청와대 측의 인사 압력을 거부한 것이 경질 이유라고 주장한 반면 청와대는 신문유통원 출범 과정에서 업무 태만으로 경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해 8월 중순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 비리의혹이 터지면서 유 후보자는 다시 주목을 받았다. ‘바다이야기’ 사태를 야기한 게임장 경품용 상품권 제도를 도입할 당시 그가 주무 국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일로 9월 출국금지를 당하고 감사원 조사까지 받았다. 이후 1년간 미국 유학을 떠났고, 귀국한 후 을지대 교수 및 부총장을 거쳐 현재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유 후보자는 2010년 7월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됐으나 “적격이 아니다”라며 고사하기도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