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활성화 지름길”… “무분별 개발로 환경 훼손”
제주에 외국 자본을 유치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실익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청정 환경이 황폐해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외국 자본을 유치해 실제 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은 모두 12건. 투자예정 사업비는 5조6133억 원이다. 사업비 규모로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의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2조3992억 원, 중국 녹지그룹의 헬스케어타운 1조1000억 원, 중국 흥유개발의 차이나비욘드힐관광단지 7410억 원 순이다. 외자 유치 가운데 중국계 자본이 8건, 5조3639억 원으로 전체 투자예정액의 95.6%를 차지한다.
○ 관광산업 활성화냐 난개발 투기냐
그러나 일부 시민사회단체 등은 무분별한 외국인 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곳곳에서 이뤄지면 제주 특유의 경관과 환경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계 자본을 투자하는 개발사업 면적은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74만4205m², 헬스케어타운 77만8000m², 제주백통신원리조트 55만5456m², 무수천유원지 45만1146m² 등으로 상당한 면적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곶자왈사람들 등 7개 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자본인 백통신원이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일원에 추진하는 리조트 사업을 불허할 것을 제주도에 촉구하기도 했다. 사업 용지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700m밖에 떨어지지 않아 생태계 및 지하수 보전지구 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개발사업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개발제한 고도와 지역을 설정하고, 외국자본 사업자에 대한 사전 검증제도를 철저하게 거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 득실 판단은 시기상조?
제주도는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총투자 예정 사업비의 5.9%인 3292억 원가량만 투자된 상태에서 외자 유치 사업의 득실을 따지는 건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여론이 중국 기업 등에 알려지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제주도는 개발사업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조세 감면 혜택을 주는 투자진흥지구 지정 조건을 투자액 50억 원 이상에서 20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부동산 투기 예방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