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여차례 임원모임” 공정위의 고발사건 배당포스코 “처분부당 行訴낼것”
포스코 포스코강판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세아제강 등 5개 철강 기업이 아연도강판 판매가격 등을 담합했다는 혐의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5개 철강기업이 아연도강판 판매가격과 아연할증료를 담합해 중소업체들에 피해를 입혔다”며 최근 검찰에 고발한 사건을 형사6부(부장 박은재)에 배당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연도강판은 냉연강판에 아연을 도금한 것으로 녹이 잘 슬지 않아 건축자재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두루 사용된다.
공정위는 고발장에서 “5개 기업이 2005년부터 5년간 10차례에 걸쳐 영업임원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고 가격담합 내용을 확인하고 실행 점검까지 했다”고 밝혔다. 200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강판 수요가 줄어 가격을 올릴 이유가 사라지자 ‘아연할증료’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혐의도 있다. 주재료인 아연 가격이 상승하자 그 부담을 따로 수요자에게 전가한 셈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이들 기업에 과징금 1497억9000만 원을 부과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고발뿐 아니라 한국제약협회, 9개 생명보험사 등을 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근 적극적으로 전속고발권을 행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일감 몰아주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에 대해 고발 대상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보도자료를 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독과점 지위에 있는 유통업체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법행위를 적극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논의 중이라는 점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공정위는 과징금만 부과하고 고발을 잘 하지 않아 전속고발권이 불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