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日중의원 前의장 만나 “日 과거사문제로 자극 말길”“신뢰프로세스 美와 갈등 우려”… 美의회 조사국 보고서 전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과 관련해 “현재 상황(북한의 3차 핵실험)은 이런 생각을 진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만나 “박수는 양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노 전 의장이 전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도 “박 당선인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줄 때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북한이 도발하면 협상하고 보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긴요하다”면서 “북한의 핵 도발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며 이를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이 없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조했다.
이에 관방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사죄한 ‘고노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전 의장은 “일본의 정치 후배들이 우리 시대 문제를 우리 세대에서 해결하고 젊은이들이 새 시대에서 활약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12년 전 일본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려다 희생된 한국인 청년의 고귀한 행동을 계기로 한국인에게 더욱 큰 감사와 신뢰, 존경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미국의 비핵화 정책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이 5일 발간한 ‘한미관계(US-South Korea Relations)’ 보고서 개정판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공조체제가 박 당선인 취임 뒤에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분야에서 불협화음을 낼 소지가 있다”며 △북한 핵문제 △방위비 분담 △원자력협정 개정 △경제협력을 4대 갈등 예상 분야로 꼽았다.
홍수영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