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정은지(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최강희 ‘7급 공무원’ 사투리 연기
영화 교본-충청도 출신 스태프 도움
“기여? 아니여?” 구수한 사투리 술술
정은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표준어 연기
평소 ‘서울말’ 연기 열공…일단 합격점
‘배우려는 자 vs 버리려는 자’
사투리를 두고 한 사람은 익히려고 애를 쓰고, 또 한 사람은 벗으려고 노력한다. 사투리에 대한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진 두 여배우가 벌이는 자신과의 싸움이 관심을 모은다.
치열한 시청률 결쟁을 벌이는 수목드라마 MBC ‘7급 공무원’의 최강희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정은지가 각각 ‘사투리 연기’와 ‘표준어 연기’를 놓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강희는 영화 ‘애자’(2009)를 통해 처음으로 사투리 연기를 경험했다. 당시에는 부산이 고향인 개그우먼 김숙의 도움을 받아 완벽하게 구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는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극중 서울에서 국정원 요원으로 생활하지만 고향만 내려가면 “기여? 아니여?”라는 충청도 사투리가 술술 튀어나온다.
사실 그동안 충청도 사투리는 중년 배우들의 전유물이었다. 느릿한 말이 젊은 여배우의 외모와 어울리지 않고 이미지 상승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강희는 충청도 사투리로 재미를 준 영화 ‘짝패’ 등 여러 작품을 참고하면서 충청도가 고향인 촬영 스태프의 도움으로 빠른 시간 안에 사투리를 익혔다.
부산출신이어서 부산 사투리는 ‘원어민’이지만 이번 작품에는 표준어가 필수다. 극중 정은지가 연기하는 ‘꼴통’ 문희선은 아무에게나 반말을 해댈 정도로 당돌하고 겁 없는 인물이다. 때문에 캐릭터 분위기에 맞춰 똑 부러지게 표준어를 구사해야 한다. 정은지는 2011년 4월 부산에서 상경한지 두 달 만인에 걸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해 ‘서울말’을 익힐 시간이 부족해, 평소 토크쇼나 인터뷰에서도 사투리를 써왔다.
14일 방송된 3회까지 정은지의 표준어 연기는 ‘합격점’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소속사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직 불안하다”고 웃으면서도 “‘응답하라 1997’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스스로 떨쳐내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 평소에도 의식적으로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