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센터 신영석(오른쪽 양팔을 들고 있는 선수)은 승부처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신영석이 말하는 원동력 세가지
현찰 승리수당…현대캐피탈전은 수당 2배로 증가
김호철감독 사전미팅 한몫…‘믿음의 배구’로 발전
어려울때 아산시의 안정적 지원 굿플레이 만들어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 남자부에서 가장 화끈한 팀은 러시앤캐시다.
5일 삼성화재와 원정에서 먼저 1,3세트를 따내며 앞서가다 결국 3-2로 역전패했다. 이후 10일 KEPCO전 3-0 승리, 12일 현대캐피탈전 3-1 승리로 신바람을 냈다. 지역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벌인 2세트가 5라운드 최고의 장면이었다. 종반까지 끌려가다 11번의 듀스를 이루는 46분간의 대접전을 펼쳤다. 36-34로 세트를 따낸 뒤 내리 3,4세트도 휩쓸어 현대캐피탈을 충격의 3연패로 몰아넣었다.
12일 아산시민의 영웅은 센터 신영석(27)이었다.16득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전위공격으로 14점을 뽑은 가운데 87.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상대 코트를 헤집었다. 블로킹도 고비에서 2개를 성공시켰다.
승부처에서 강한 신영석의 위력은 기록에서도 확인이 된다. 팀의 승패를 가름하는 20점 이후 공격성공률을 보자. 12일 현재 7번의 공격을 시도해 100% 성공했다. 야구로 치자면 확실한 한방을 가진 클러치타자다. 신영석은 “우리는 젊은 팀이라 기복이 심한 것이 흠인데 현대캐피탈전 2세트를 이기면서 선수단 전체의 사기가 올랐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그는 요즘 러시앤캐시가 잘 나가는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우선 돈. 다른 팀은 승리수당을 선수 개인의 계좌로 넣어주지만 러시앤캐시는 팀 이름답게 현찰로 준다고 했다. 이 차이점이 얼마나 큰 지는 샐러리맨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두 번째 서로에 대한 신뢰. 김호철 감독 부임 이후 선수단 미팅방식이 달라졌다.
세 번째로 아산시와 러시앤캐시에 대한 고마움.
“우리가 어려울 때 안정적으로 지원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 우리들의 마음을 꼭 전해 달라.”
러시앤캐시는 12팀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장을 연습구장으로 쓰고 있다. 아산시의 전폭적인 협조 덕이다.
신영석은 2008∼2009시즌 신인입단 때 1라운드 5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어느새 프로생활 5년째. 이제 어느 정도 배구에 눈을 떴냐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 지금은 전성기가 아니다. 한창 배워가는 중”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앞으로 해야 할 일과 꿈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신영석의 롤모델은 39세에도 코트에서 뛰는 방신봉(KEPCO)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마다 자기의 역할이 있다. 신영석은 토스가 제대로 올라오면 마음껏 때려내는 스타일이고 안준찬은 허접스런 공을 잘 처리하는 설거지 역할이다. 우리 팀은 즐겁게 배구를 한다”고 했다. 젊은 팀 러시앤캐시는 지금 한창 기세가 살아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