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식단 검증단이 출두하기까지는 제작진의 피나는 노력이 있다. 음식의 종류가 정해지면 책과 인터넷을 뒤져 식당 100여 곳으로 리스트로 만든다. 그중에서 50∼60곳을 직접 방문해 검증단이 갈 만한 우수한 식당을 추려낸다.
착한 식당을 어렵게 선정해 놓아도 식당 주인의 촬영 허락을 받는 게 더 힘들 때가 있다. 카메라를 들고 가 “착한 식당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라고 제작진이 말하면 식당 주인들은 “손님이 늘면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한사코 촬영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겨우 촬영 허락을 받았다가 정말 식당 주인에게 해를 끼친 적도 있다. 조재관 PD는 “착한 도토리묵 식당은 방송이 나간 후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주인 어르신의 허리가 안 좋아졌다고 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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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당 제작진의 착한 고민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니 제작진도 더욱 고되다. 착한 만두식당을 선정할 땐 검증단의 평가가 엇갈려 재검증을 벌였다. 한 간장게장 식당은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이후 제작진에게 ‘손님들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제보가 들어와 착한 식당 선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방영된 ‘MSG(인공조미료) 특집편’에서 인공조미료통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자는 ‘MSG 선택권’을 제안한 후 검증 과정도 더 까다로워졌다. 인공조미료는 허가된 식품첨가물이지만 여전히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회욱 팀장은 “식당 손님이 인공조미료의 첨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준이 하나 더 생기니 탈락하는 식당이 많아 제작기간이 점점 길어진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사람들이 먹는 모든 메뉴에 대해 착한 식당을 찾아볼 계획이다. 착한 식당 21곳을 찾았지만 아직 멀었다. 정 팀장은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아 맛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직한 노력으로 착하게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이 돈을 벌 때까지 착한 식당 찾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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