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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포토]삶과 죽음, 히말라야의 두 얼굴

입력 | 2013-02-16 03:00:00

눈바람 속에 웅크린 ‘죽음의 고개’… 그는, 흩어져 있는 시신을 지나왔다




온통 하얀 눈과 얼음, 인간이 도달하기 가장 어려운 고산 히말라야에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늘 교차한다.

네팔 롤왈링히말에서 에베레스트를 끼고 있는 쿰부히말로 넘어가는 길목인 테시랍차 고개(해발 5755m).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죽음의 고개다.

한 원정대원이 쫓기듯 고개를 내려오고 있다. 그는 이 고개를 넘는 동안 수습되지 않은 채 누워있는 시신 3구를 보았다. 그의 도전은 삶의 편에서 마무리됐지만,

또 다른 이의 도전은 설산 어디쯤에 죽음의 이름으로 끝을 맺었다. 바람은 히말라야 산신령의 넋이라 한다. 때로는 눈과 함께 칼춤을 추고, 때로는 골짜기 속에서 느닷없이 회오리친다.

산사람은 히말라야 산신령이 받아줄 때 비로소 그 품안에 들어설 수 있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진다.

하지만 절대고독 속에서 한 발 한 발 묵묵히 계속되는 걸음을 멈출 순 없다.

히말라야=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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