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2위 이끈 김종민 감독대행
14일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김종민 감독대행이 KEPCO와의 경기를 앞두고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지난달부터 신영철 전 감독에 이어 대한항공을 이끌게 된 김 감독대행은 “배우는 자세로 선수들과 함께하다보니 전체적인 팀 짜임새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4일 KEPCO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대행을 만나 상승기류를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봤다. 그는 “나는 아직 기장(機長)이 아니라 항법사(航法士)일 뿐”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감독대행을 맡은 뒤 곧바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잇따라 패했다.
―젊은 감독(대행)이다 보니 선수들 대하는 방식도 다를 것 같다.
“처음 감독대행이 되고 나서 고참 선수 몇 명을 불러서 ‘너희는 자존심도 없냐. 2년 동안 챔프전(챔피언결정전) 나갔던 선수들이 이러면 되겠냐’고 소리를 높인 적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선수들에게 자율을 최대한 주려고 한다. 운동(연습)도 하고 싶을 때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연습할 때 2시간이든 3시간이든 바짝 정신 차리고 제대로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플레이오프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어떻게 다른가.
“재미있는 게 기록을 보면 삼성화재는 해볼 만하고, 현대캐피탈은 어렵다. 그런데 실제 경기 때는 선수들이 현대캐피탈을 상대하는 방법을 더 잘 아는 것 같다. (3-2로 이겼던) 5라운드 현대캐피탈 경기 때는 ‘우리 선수들 서브가 이렇게 좋았나’ 하고 나도 놀랄 정도였다.”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레오에게 주는 건 어쩔 수 없다. (박)철우를 막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감독대행이 되고 나서 첫 경기에서 0-3으로 졌는데 그동안 우리 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팀에서 탐나는 선수가 있다면?
“(현대캐피탈) 문성민이다. 우리 팀에도 그런 ‘대포’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김)학민이도 잘 해주고 있지만 레프트에서 C속공(퀵오픈)만 때리려 들어 리듬감을 잃을 때가 있다. 좀더 움직이면서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한계 고도보다 높이 올라가면 비행기는 실속(失速·stall)해 추락한다. 주전들 나이가 적지 않은 대한항공은 특히 체력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 김 감독대행은 “빨리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고 (나이 많은)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해줘야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응수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