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낙상 예방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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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그래서인지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낙상으로 오는 분들이 여느 해보다 많아졌다. 젊은이에 비해 운동능력이나 골밀도가 떨어지는 노인들이 이처럼 낙상을 입었을 때 상황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진 경우 가장 많이 부상하는 부위는 손목, 고관절 주위, 척추다. 넘어질 때 가장 먼저 손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상의 양상도 가볍게는 삐거나 인대가 손상되는 경우부터 심할 땐 골절이나 두부손상까지 입을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부상 합병증이 오래 가는 경향이 있고, 특히 골반 쪽의 골절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가볍게 삐었을 때는 진통제, 소염제 등을 복용하고 부목을 고정해 간단히 치유되지만 골절은 의사가 손으로 골절을 어느 정도 맞춘 뒤 석고로 고정을 해서 치료해야 한다. 손을 대기가 어려울 정도로 뼈가 부러진 경우나 고관절 골절 등은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고관절 골절을 수술할 때는 주로 나사나 심을 박아 넣어 부러진 뼈를 붙여주는 내고정술을 시행하지만 엄청나게 부러졌거나 재수술의 위험이 큰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낙상에 의한 골절 가운데 허리뼈가 주저앉는 척추압박골절은 팔다리 골절과 달리 초기에 증세가 뚜렷하지 않아 무심코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는 신경을 압박해 마비가 올 수도 있으므로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이 사그라지지 않거나 팔다리가 저리고 힘이 없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실 삔 것도 너무 가벼이 여기면 곤란하다. 최근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가 조사한 결과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 141명 가운데 29%인 41명의 환자가 발목을 삔 적이 있었다고 한다. 19명은 여러 차례 발목을 삐었지만 대부분이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초기 치료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한다. 발목이 삐면 걸음을 제대로 걷기 힘들고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질 수 있다.
양익환 교수
어두운 곳은 입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계단처럼 위험물을 못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의 경우 이런 형상이 더 생긴다. 볼일은 낮에 해결하고 해가 진 뒤 외출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무엇보다 평소 적절한 운동으로 운동능력과 반사 신경을 끌어올려둬야 한다.
양익환 교수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