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1%… 세밀함이 승부 가른다
조기행 SK건설 사장
내가 몸담은 건설업계도 작은 설계 오류 하나가 애써 쌓은 공든 탑을 한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고, 반대로 세심한 관심 하나가 소비자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왕중추의 ‘디테일의 힘’에 끌렸다.
이 책은 ‘100―1=0’이 될 수도 ‘100+1=200’이 될 수도 있다는 사례를 빼곡히 나열하며 인생과 경영에 있어 ‘디테일’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100년에 걸쳐 노키아, 모토로라와 세계 통신시장을 주름 잡던 에릭손도 휴대전화 ‘T28’의 작은 결함을 애써 못 본 척 넘겼다가 중국 시장에서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저자는 디테일이 일과 삶에 대한 ‘태도(attitude)’이자 ‘과학정신’이라고 말한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전 총리는 귀빈과의 식사를 앞두고 항상 식당에 내려가 “국수 한 그릇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자신이 배가 고프면 먹는 데 정신이 팔려 귀빈 접대에 소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은 1000명이 넘는 관리직원의 이름을 외우고 손편지를 보내는 디테일로 ‘잭 웰치식 관리’를 창조했다.
과학정신의 사례 역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의류업체 폴로는 바느질할 때 1인치에 반드시 여덟 땀을 떠야 한다는,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널드는 구워진 지 20분이 지난 고기는 햄버거에 사용할 수 없다는 ‘과학적 디테일 시스템’을 구축한 덕에 지금까지 세계 선도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어떤가. 디테일의 힘을 너무 과장해 표현했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점이 완벽해야 선과 면이 순차적으로 완벽해지는 법이다. 도덕경은 “아름드리 큰 나무도 터럭만 한 싹에서 생겨난다(合抱之木 生於毫末)”라고 했다. 디테일을 중시하는 사람, 아니 디테일까지 챙기는 사람이 일과 인생에서 큰 방향과 줄기를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이 주는 통찰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