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원장
노동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지식경제위로 편입시킨다는 발상은 노동을 경제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발전은 구성원들의 행복한 삶이나 풍요로운 삶을 최종적 가치로 둬야 한다. 노동을 통해 보장받아야 할 노동자의 권리를 경제의 종속수단으로 전락시키고, 경제성장 자체를 목표로 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자본과 이윤을 중심으로 보고 인간을 이윤 창출의 도구나 돈벌이 수단 정도로밖에 보지 않는 사고다.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환경 문제도 다른 상임위의 하위 개념으로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경제만큼 중요한 세계적 이슈가 돼 있다.
환노위의 전신은 1988년 설치된 노동위원회이다. 당시 노동 문제의 핵심이 저임금·장시간 노동·노동자의 무권리 상태였다면 현재의 화두는 양극화·불안정·차별과 일자리 및 복지이며 대선 당시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부각됐다. 노동 문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그렇다면, 환노위 폐지는 ‘역사를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전 시대로 돌리자’는 것, ‘환경을 무시한 개발독재 시대로 환원하자는 것’, ‘대선 공약을 무시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국회가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고, ‘무노동 돌격대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흡수합병과 고용노동부 기능 축소 논란에 이어 환노위 폐지까지 시도되는 것은 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나 시대적 조류를 보면 노사정위의 기능 강화와 위상 정립, 노동부 기능 확대, 환노위 위상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반대 방향으로 간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은 연목구어가 될 것이다.
소통과 대통합, 대선 공약 이행을 통한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도 강추위 속에 거리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새 대통령 취임 전에 국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이정식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