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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신문배달원의 새벽 혈투

입력 | 2013-02-19 03:00:00

중년 여성 공격하려던 큰 개 발견… 팔 물려가며 10여분 싸움 끝 제압




신문 배달원 김모 씨(39)는 18일 오전 6시 반경 강원 춘천시 조양동 주택가에서 신문을 돌리고 있었다. 이때 골목에서 “살려 달라”고 외치는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씨가 골목으로 들어갔을 때 큰 개 한 마리가 여성을 공격할 듯 위협하고 있었다.

김 씨는 거침없이 개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다. 개는 거칠게 저항하면서 김 씨와 바닥을 뒹굴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오른팔을 물렸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김 씨와 개의 싸움은 10분 넘게 이어졌다. 위험에 빠졌던 여성 정모 씨(51)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했을 때 사투를 벌인 김 씨는 기진맥진해 쓰러져 있었고 개는 목이 졸려 죽은 상태였다. 김 씨는 잠시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죽은 개는 잡종 진도개로 무게가 20kg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치료를 받고 이날 오후 퇴원했지만 2주 정도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개 주인을 찾지 못해 수십만 원의 병원비를 김 씨가 부담해야 할 판이다. 그는 “위험한 상황에서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개와 싸웠다”며 “현재 일을 하기 힘들 정도로 팔다리가 아프지만 아주머니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병원을 찾은 정 씨는 “골목길을 걷는데 갑자기 개가 달려들었다. 김 씨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을 당할 뻔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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