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의 장학사 선발시험 비리와 관련해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던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어제 음독을 했다. 김 교육감은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들이 돈을 받고 장학사 선발시험 문제를 유출한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돼 수사를 받아 왔다. 김 교육감의 음독이 결백을 증명하려는 것인지, 혐의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문제 유출은 교육감의 직접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거나 김 교육감이 개입한 증거를 경찰이 확보했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교육감은 경찰 조사에서 “문제 유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으나 비리 장학사들이 사용했던 14대의 대포폰(타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 중 일부를 썼던 사실은 시인했다. 지역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무엇을 숨기려고 대포폰을 썼는지 의아하다.
충남도교육청은 전임 교육감 2명이 비리로 도중하차한 데 이어 세 번 연속해서 교육감이 비리에 연루됐다. 전임 오제직 교육감은 2008년 직선제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사전선거운동으로 자진 사퇴한 뒤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2000년 취임한 강복환 전 교육감은 승진 후보자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물러났다.
직선제 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은 많게는 30억 원이 넘는 선거자금을 썼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증언도 있다. 낙선한 한 교육감 후보는 “재벌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돈이 든다”고 털어놨다. 평생 교사나 교수로 일한 사람들이 이렇게 큰 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충남도교육청 비리도 내년 교육감 선거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라는 얘기가 떠돈다. 선거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는 ‘논공행상’도 해 줘야 한다. 이처럼 교육감 비리는 구조적이다. 직선제 이전에 시행됐던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에 의한 간접선거에서도 ‘돈 선거’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비리를 부채질하는 교육감 선거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