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1.4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쉐보레 트랙스(Trax)를 20일 선보였다. 이 차를 출시하면서 한국지엠은 도심에 최적화된 크기와 실용성, 승차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디자인은 SUV의 다목적 성격을 유지하고 배기량은 소형차급을 따랐다. 주요 고객층을 20~30대 미혼남녀로 정하고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신차발표회가 있던 20일 제주국제공항에서 휘닉스아일랜드 리조트에 이르는 약 70km의 거리를 달렸다.
기자와 동승한 30대 남성 기자가 먼저 운전석에 올랐다. 도심을 빠져 나와 한적한 도로를 달리던 그는 “엔진의 힘이 너무 부족하다”고 푸념했다. 동승석에 앉은 기자도 그가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속도가 붙기보다는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소음이 더 커지는 것을 느꼈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나 승차감은 차급에 비해 안정적인 편이네요. 하반기에 나올 르노삼성차 캡쳐가 출시돼야 비교 차종을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실내공간이나 주행감성을 보면 스포티지R과 비교하는 건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도 그의 의견에 동감했다. 비좁은 뒷좌석은 한눈에도 무릎공간이 부족해 보였고, 운전석과 보조석의 간격도 경차를 연상시키듯 가깝게만 느껴졌다.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245mm, 1775mm, 1670mm로 스포티지R과 비교해 전장 195mm, 전폭 80mm가 작았다. 전고는 35mm 높았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는 깔끔했지만 보조석의 높낮이 조절이 불가능하고 마이링크로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사용법을 숙달하기 전까지는 불편할 것으로 보였다.
트랙스는 최대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힘을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고,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2.2km/l이다. 배기량과 형태는 다르지만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비교할 때 마력은 동일하고 출력은 3.4kg.m가량 높다.
운전석에 올라 스티어링 휠을 잡고 제주도 해안도로와 한적한 일반국도로 차를 몰았다. 계기판은 좌측에 엔진회전수를 표시하는 게이지와 우측에 속도와 연비 등의 차량정보를 표시하는 디지털 계기판이 통합된 형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연상시킨다.
직선의 반듯한 구간에서 6단 자동변속기는 응답성이 뛰어난 편이다. 커브길에서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40~50km/h의 속도로 좌우로 굽이치는 커브길을 역동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고속주행보다는 도심에 적합한 수준에 맞춰진 동력 성능이다.
제주=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