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는 SBS 드라마 ‘돈의 화신’의 주역 강지환(왼쪽)과 황정음. 각각 ‘깨방정’과 ‘뚱보’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두 사람은 작품의 인기 비결을 상대방 덕분이라고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제공|SBS
■ 막장드라마로 오명 받던 SBS ‘돈의 화신’…인기 비결은 두 배우의 연기 열정
강지환 “나혼자 코믹연기 부담스러웠는데 좋게 봐줘 다행”
황정음 “시청률 30% 넘으면 강지환도 특수분장 시킬 것”
강지환은 극중 천재적 두뇌를 가진 초보 검사 이차돈을 연기하고 있다. 정의감에 불타는 초보 검사다. 코믹한 대사를 진지하게 말하는 등 목소리도 한 톤 높고 움직임도 크다. 그러다보니 다른 배우들보다 ‘오버’스럽게 보여 ‘깨방정’이란 별칭을 얻었다.
강지환은 20일 오후 인천 운서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취재진을 만나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혼자 코믹 연기를 하는 것 같아 자칫 잘못하면 ‘비난의 타깃이 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혼자 ‘깨방정’을 떠는 게 시청자가 보기에 억지스러울 수도 있어서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다. 다행히 황정음이 그런 면에서는 연기를 잘 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지환은 아직 갈 길이 멀고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며 드라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평소 주위에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인기를 실감한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방식과 주현, 김수미 등 선배님들의 열정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연기하는 황정음에게도 공을 돌렸다. 그는 “여배우들 중에서 제일 예쁘고 연기도 잘하며 심성도 곱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이에 황정음도 “과거 TV에서 강지환을 처음 봤을 때 잘 생겼다고 생각하면서 좋아했다. 시간이 흘러 상대배우로 만나게 됐다. 많이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화답했다.
황정음은 복재인을 연기하면서 강지환 못지않게 남다른 고생을 해왔다. 바로 전신 특수분장. 장장 5∼6시간에 걸쳐 80kg이 넘는 특수분장을 하면,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 ‘볼 일’은 꿈도 못 꾼다. 최근 복수를 위해 전신 성형수술을 받는 설정에 따라 특수분장에서 벗어났지만, 황정음은 그 고충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라고 말한다. 황정음은 “처음엔 너무 하기 싫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또 석고를 뜰 때까지 기본 6시간은 걸려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운 날 야외촬영을 할 때는 든든한 외투(?)가 되기도 한다. 또 얼굴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를 하며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 그는 “특수분장을 벗으니 부담감이 생겼다”며 “특수분장을 했을 때는 주인공 같았는데, 지금은 잠깐 특별출연하는 느낌이다. 이 부담은 끝까지 가져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고 부담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황정음은 드라마의 시청률 30%가 넘으면 강지환과 함께 특수분장을 시도하겠다며 이색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저만 특수분장을 한 게 억울한 면도 있다”면서 “만약 시청률이 30%가 넘으면 작가에게 부탁해서 강지환이 연기하는 이차돈 캐릭터를 결말 부분에 뚱뚱하게 나오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