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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나 이대 나온 여자야’ 빼주세요

입력 | 2013-02-21 03:00:00

SBS,이대 측 요청 수용… 드라마서 학교 실명 삭제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에서 정 마담(김혜수)은 경찰에 잡히면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내가 어떻게 (감옥 같은) 그런 데를 들어가”라고 외쳤다. 정 마담의 속물근성과 허위의식이 드러난 이 말은 유행어가 됐다.

SBS 아침드라마 ‘당신의 여자’ 공식 홈페이지 등장인물란에 소개된 마동희도 그런 여자였다. ‘입만 열면,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외친다’ ‘분위기 망치는 데 선수’ ‘아주 부족한 현실감각’ ‘무기는 명문대 학벌에 형부가 만복식품 회장님이라는 라벨, 그것 빼고는 내세울 게 없다’ 등의 표현으로 소개됐다. 인물 소개 마지막 문장은 ‘아니, 감히 나를, 넘봐? 왜 이래,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어디다 감히 들이대!’였다.

그러나 18일 처음 방송된 드라마에서는 정작 ‘이대’가 등장하지 않았다. 등장인물의 설정을 알게 된 이화여대 측이 13일 “극중인물의 이런 특징이 학교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학생들도 상처받을 수 있다”며 SBS에 학교 이름을 실명으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SBS는 이화여대의 요청을 수용해 13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의 등장인물란에서 ‘이대’라는 실명을 모두 삭제했다. 방송 편집 과정에서도 실명이 언급된 부분을 모두 뺐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