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엄정욱-박경완 등 3명 광저우 2군캠프 합류 조치

수화기 너머로 긴 한숨 소리가 전해졌다. 19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귀국한 SK 투수 김광현(25·사진)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김광현은 11일 SK의 1차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선수들과 함께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로 떠났다. 하지만 본진이 합류한 18일 김광현은 코칭스태프로부터 “짐을 싸라”는 지시를 받았다.
“광저우로 가라고 어제 통보받았어요. 오키나와에서 계속 훈련할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개막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힘들 것 같아요. 이동이 많아서 걱정이죠.”
하지만 광저우에서도 이들은 여전히 불청객이다. 2군 캠프에 합류한다고 해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왔을 땐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본진에 합류해서 남들 피칭할 때 캐치볼 하면 조급해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오키나와에선 정말 컨디션이 좋았어요. 어깨도 괜찮았는데 위에서 그런 통보를 내리니까….”
SK 관계자는 “이만수 감독은 2차 전지훈련 기간 연습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만 데리고 있겠다는 생각이다”라며 “김광현과 두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캠프 참가자들은 2월 말에서 3월 초 경기 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광현과 엄정욱, 박경완은 출국 전까지 재활군 선수들과 함께 인천 문학구장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위에서 가라고 하니까 가는 거지만 의문점이 많이 남아요. 특히 이번 광저우행은 정말 모르겠어요. 비행기를 몇 번이나 타야 하는지…. 구단에서는 ‘네 몸이니까 네가 잘 관리해야지’라고 하는데 그럴 수 있도록 위에서도 신경써 줘야 하는 거잖아요.”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