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사’ 편찬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계획을 일부 수정해서라도 편찬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DB
국편은 2011년 초부터 한국 현대사를 다룬 ‘대한민국사’ 편찬을 비공개로 진행했으며 2015년까지 6억 원을 들여 △대한민국 임시정부기 △광복 직후와 6·25 △1950년대 △1960, 70년대 △1980년대 이후로 구성된 시대사 5권과 분류사 5권 등 총 10권을 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편찬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편찬위원이 지나치게 좌편향됐다” “대한민국의 정사(正史)를 당대에 쓰는 것은 옳지 않다” “박근혜 정부에서 박정희 시대의 역사를 균형 있게 서술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날 회의에는 편찬위원장을 맡은 김희곤 안동대 교수와 편찬위원인 신욱희 서울대 교수가 참석했다. 국편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학문 외적인 영향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편찬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곧 편찬위원들의 동의를 받아 이 위원장에게 (사퇴 의견을 담은) 정식 문건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편찬위는 두 교수 외에 정병준 이화여대 교수, 홍석률 성신여대 교수, 홍성욱 서울대 교수, 이상철 성공회대 교수, 허은 고려대 교수로 구성돼 있다.
이 위원장은 또 “광복 후 산업화 민주화 등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 정작 역사학계에서는 줄기를 잡는 현대사 서술이 없었다”며 “그동안 모은 자료를 토대로 학술적 목적의 역사서를 쓰려는 것이지 ‘대한민국 정사’라는 용어로 불리는 것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