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관리-검역 엄격히”… 단둥-다롄 세관에도 지시핵실험 제재 신호탄 해석
긴장감 도는 압록강 철교 중국 랴오닝 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교인 ‘중조우의교’ 위의 화물차량이 단둥 방향으로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압록강 철교 위의 도로는 일정 시간을 두고 중국과 북한의 화물차가 교차 운행된다. 단둥=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일 중국의 정통한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직전 베이징(北京) 북한대사관에 조선인(북한인)의 출입국 관련 법규 및 절차를 엄격히 지켜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는 이번 주부터 출입국 및 검역규정 준수 여부를 집중 단속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과 다롄(大連) 등의 해관(세관)에도 북한 수출입 화물의 검역 등 통관 절차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다.
중국은 과거 북한이 핵실험 등으로 도발할 때 공식 통보 없이 이런 비관세 장벽을 강화해 북한을 압박했다. 이번에 조치를 이례적으로 공식 통보한 것은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으로 중국 내 북한 식당 등의 불법 취업자 단속 등 합법적 방식으로 대북 압박을 확대하고 나아가 식량과 원유 공급제한 등까지 제재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경고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대사관은 전례 없는 통보에 긴장하고 있다. 현재 북한대사관은 베이징에 합법 체류 중인 약 2000명으로 추정되는 북한인에게 출입국 시 반출입 규제 품목과 개인소지화물 중량제한(열차 탑승 시 일반인 20kg, 외교관 35kg) 규정을 반드시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대사관 측은 중국 정부의 단속 의지가 강한 만큼 반드시 지키라고 수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국은 대북 통관을 매우 허술하게 관리해왔다. 단둥에서는 과일 육류 등에 대한 검역이 간단하고 소규모는 별도 검역 없이 트럭 운전사들을 통해 북으로 운반됐다. 베이징과 단둥의 북한인들은 매주 4차례의 베이징∼단둥∼평양행 국제열차에 대량의 중국 제품을 실어 보내고 있다. 화물로 보내면 상당한 비용이 들고 절차가 까다로워 북한인들은 중량을 훨씬 초과한 화물이라도 보따리상에게 맡겨 들여보내왔다.
베이징=이헌진, 단둥·다롄=고기정, 뉴욕=박현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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