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26편 전집 ‘투토 베르디’ 감상해보니
‘투토 베르디’ 시리즈 중 오페라 ‘도적떼(군도)’의 한 장면. 1847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남자들의 거친 이야기, 폭력적인 장면으로 인기가 그리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유니텔클래식스 제공
그러나 실망은 잠깐, 거실에서 풀HD 화질과 서라운드 음향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26곡 전부를 만날 수 있다. 클래식 영상물 제작사 유니텔클래식스가 ‘C메이저’ 레이블로 내놓은 블루레이 전집 ‘투토 베르디’(베르디의 모든 것)시리즈다. ‘오페라적 교회음악’으로 불리는 레퀴엠(장송미사곡)을 포함해 전 27개 타이틀로 구성됐으며 DVD로도 발매됐다. 2005∼2012년 실황을 담은 것으로 이 중 20장이 베르디의 고향 부세토 주변 최대 오페라극장인 파르마 레조 극장에서 공연됐다. 국내 제작사인 아울로스미디어는 전 타이틀에 한국어 자막도 입혔다. 27장 모두를 꼼꼼히 들여다본 음악 칼럼니스트 이종선 씨와 함께 전집에서 전해지는 베르디의 매력을 점검했다. 이 씨는 전집 전체의 자막 번역도 맡았다.
풀HD 화질과 서라운드 음향으로 베르디 오페라 26곡 전곡과 레퀴엠을 담은 ‘투토 베르디’ 시리즈. 유니텔클래식스 제공
○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보석’은?
천하의 베르디도 비인기작은 비인기작인 이유가 있는 법. 그러나 전집을 감상한 결과 공연 빈도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초기작 ‘알치라’ ‘해적’ ‘레냐노의 전투’도 매력이 느껴졌다. ‘해적’에서 하렘 장면의 이국적인 분위기나 전투 장면의 박력이 눈길을 끈다.
○ 전집에서 눈에 띄는 주역 가수는?
○ 눈에 띄는 연출은?
만토바 공작의 난잡한 호색 파티를 적나라하게(?) 연출한 ‘리골레토’, 그라피티(예술적 낙서)로 가득한 뒷골목을 배경으로 현대 마피아들의 암투를 묘사한 듯한 ‘도적떼(군도)’가 인상에 남는다.
○ 눈에 띄는 무대장치와 비주얼은?
전집에 포함된 각 프로덕션들은 사실적이고 전통적인 무대들이 주를 이룬다. 그 결과 오히려 ‘스티펠리오’의 간결한 무대 미술이 돋보였다. 화려하고도 장대한 스케일을 살려낸 ‘가면무도회’, 작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밝고 화사한 색채를 선보인 ‘팔스타프’도 A+.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배경으로 사용한 ‘롬바르디아인들’, 부조가 새겨진 큐빅 덩어리를 적절히 쌓아올려 각 장면에 어울리는 무대를 연출한 ‘운명의 힘’도 기억에 남았다.
전집 73만 원(온라인 가격 기준). 낱장은 블루레이 4만6800원, DVD 3만9000원. 02-922-2522
유윤종 선임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