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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美시민권 포기하면 수천억 재산 처리는?

입력 | 2013-02-21 06:08:00

국적포기세 뿐 아니라 미신고 자산 50%는 美에 뺏길 수도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약속대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경우 수천억 원대로 알려진 그의 막대한 자산이 어떻게 처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미국법 전문 법조인들에 따르면 김 내정자가 약속대로 조만간 미국 대사관을 통해 시민권 포기 신청서를 내면, 미국 국무부는 안보 관계 등 뿐 아니라 내정자의 재산과 세금 납부 실적 등도 꼼꼼하게 살피게 된다.

특히 신고 되지 않은 재산이 있거나 미납 세금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 따라 모든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권자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기자산을 미국 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하는데, 김 내정자와 같은 시민권 포기자에 대해서는 특히 그간 법을 어기고 재산을 은닉했거나 세금을 탈루한 일이 있는지를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가 함께 샅샅이 뒤진다.

만약 이 과정에서 국내외에 신고 되지 않은 자산이 발견될 경우, 미국 정부가 많게는 새로 찾은 자산의 50%까지 '국가 몰수'를 결정할 수 있다.

한 미국 변호사는 "워낙 IRS 신고 규정 등이 복잡하기 때문에 상당수 사람들의 경우 뒤져보면 누락 자산이 발견되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내정자의 자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른바 국적포기세(Expatriation Tax)납부도 불가피하다.

이 세금은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포기하는 사람 가운데 자산과 수입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람에게 물리는 것으로, 자산 및 수입의 규모와 보유 기간 등에 따라 최고 30%대의 세율이 적용된다.

김 내정자의 지난해 총 수입이 15만1000달러(현 환율 기준 약 1억6000만 원)이상이거나, 작년 현재 총 순자산액이 200만 달러(약 21억5000만 원)을 넘는다면 국적포기세를 피할 수 없다. 김 내정자의 자산은 현재 수천억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국적포기세 대상자는 국적 포기일을 기준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IRS에 정해진 양식에 맞춰 자산과 세금 관련 현황을 보고할 의무도 지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모든 자산을 투명하게 신고하고 성실하게 납부해 시민권 포기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김 내정자는 미국 내 자산을 굳이 가족 등에 양도할 필요 없이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 다만 현지 자산과 수입에 붙는 세금이 있다면 이는 미국 법에 따라 계속 내야한다.

앞서 19일 김 내정자는 시민권 포기와 관련된 세금 등에 대해 "(법에 따라) 낼 것이 있다면 다 내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 청문회 제출에 필요한 재산 증빙 서류 등을 준비하고 있는데, 김 내정자가 직접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 서류를 구비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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