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시마네현 행사에 당국자 첫 파견 강행
한국, 행사취소 강력 요구…"강행시 조치 따를 것"
일본 정부가 시마네(島根)현이 주최하는 이른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당국자 파견을 강행하기로 해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오후 시마네현 마쓰에(松江)시 소재 현민회관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중앙 정치인과 현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다. 기념식과 함께 극우 논객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강연 및 대담, '다케시마 기념품' 판매 등이 진행된다.
일본은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보수 자민당의 재집권 등 변수가 발생한 뒤 처음 맞는 이 행사에 정권 차원에서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간사장 대행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청년국장 등 현역 국회의원 18명도 참석한다고 시마네현이 밝혔다. 참석 의원 수는 민주당 정권 시절인 2011년의 13명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 정부는 21일 이 행사의 취소를 강하게 촉구하면서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시마네현 당국이 다케시마의날 행사를 주최하고 여기에 중앙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조 대변인은 일본이 행사를 강행하고 중앙 정부 인사가 참가하면 "그에 따른 우리 정부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행동들은 한일 간 우호증진을 위해 있어서는 안 될 행사와 행동들"이라면서 "일본 시마네현 당국과 정부가 이런 점을 깊이 귀 기울여 들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독도 관련 도발성 조치와 별개로 오는 25일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내각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사실상의 총리 특사 자격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관련한 한국 여론의 향배는 박근혜 정부의 대일 외교 방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일본 당국의 노골적인 침략선동'이라는 제목의논평에서 일본 정부의 차관급 인사 행사 파견을 "우리 민족의 영토주권에 대한 엄중한 유린"이라고 비난했다.
시마네현은 2006년부터 매년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이 날은 시마네현이 1905년 독도를 일방적으로 편입한다고 고시한 날이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