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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영웅’ MIU 이번엔 장기기증 동참

입력 | 2013-02-22 03:00:00

부산소방관-가족 151명 서약… 50여명은 헌혈 후 증서 전달




21일 부산 영도구 동산동 부산항만소방서에서 소방 관계자 150여 명이 생명나눔 장기기증 서약서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재난현장에서 생명보호의 첨병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소방관들이 이번에는 생명 나눔에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항만소방서와 한국장기기증협회는 21일 오전 9시 반 항만소방서 3층 강당에서 장기기증 협약식(MOU)을 체결하고 사랑의 헌혈봉사도 함께 실시했다. 부산항만소방서 지휘관과 소방대원, 소방가족, 여성의용소방대 등 151명은 이날 사후장기기증 등록에 서약했다.

이날 헌혈을 통해 모은 50여 명의 헌혈증서는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강영진 군(14·경남 김해시 내동)에게 전달했다. 이번 장기기증 등록은 부산항만소방서 직원들이 살아서는 각종재난사고에서 꺼져가는 생명을 구조하고 사후에는 각종 질환으로 생명을 다하는 시민들을 위해 장기와 각막, 조직과 시신을 기증하는 생명나눔운동에 동참하기 위한 것.

부인과 함께 장기기증 서약을 한 김경태 항만소방서 구조대장은 “과거 부산북부소방서 근무 당시 동료의 순직사고를 계기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각종 구급현장에서 생과 사를 지켜본 백승규 영도구 영선119안전센터 구급대원은 “살아서도 이렇게 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고, 사후에도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각종 재난현장에서 화마 등과 사투를 벌이다 스러져간 전국의 소방관은 29명. 강치영 한국장기기증협회장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순직자가 가장 많은 소방공무원이 장기기증을 통해 사후에도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은 고귀한 생명 나눔”이라며 “소방관들의 희생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