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너구리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홍성지 그림·유혜자 옮김/76쪽·9000원·주니어김영사
1984년에 안데르센 상을 받았고, 2003년에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을 받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가 쓴 이야기입니다. 그는 언제나 평범하면서도 기발하고, 익숙하면서도 미래에 맞닿은 동화로 독자들을 기분 좋게 일깨워주는 작가입니다. 이 책에 실린 짧은 네 편의 글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합니다. 다니는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일곱 살이나 여덟 살 아이들이 할 법한 행동을 하지요. 다니가 맞닥뜨리는 상황 역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일어날 만한 일들입니다. 때로 얄미운 친구를 어쩔 수 없이 도와줘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기대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고, 진짜 영웅이 된 듯한 기분에 으쓱해지는 사건도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다니의 마음입니다. 적절한 판단을 내리거나 그것을행동으로 옮기는 데 그 착한 마음이 마법처럼 실력을 발휘합니다. 서투르고 엉뚱해 보일지 몰라도 다니는 세상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힘이 있는 친구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입학하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그들이 처음 세상을 다니와 같은 마음으로 만나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또 다니와 똑 닮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렵고 외로운 교실 안에서 착한 마음으로 힘이 되어줄 다니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