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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술-담배와의 전쟁 선포

입력 | 2013-02-25 03:00:00

러시아 국민건강 주적 지목… 음주관련규제 1월 시행 이어 6월부터 직장-공공장소 금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가 매년 90만 명의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술과 담배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집권 3기를 맞는 푸틴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원인으로 지목된 담배와 술에 대해 본격적인 규제에 나섰다고 22일 보도했다.

6월부터 강력한 규제를 실시하기로 한 금연법이 하원과 상원을 모두 통과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공원 같은 공공장소, 대중교통 정류장뿐 아니라 일터에서도 완전한 금연이 시행된다. 담배는 지정된 흡연실에서만 피울 수 있다. 또 야외에 담배광고판을 설치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 정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담배가격(갑당 평균 1달러)을 인상해 담배 소비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급진적으로 보이는 강력한 금연법 추진은 날로 악화되는 러시아 국민의 건강지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2012년 러시아인의 남녀 평균 기대 수명은 66.5세. 조사대상 국가 222개국 가운데 164위다. 미국(78.5세), 유럽연합(79.8세)뿐 아니라 북한(69.2세)보다도 낮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까지 러시아인의 기대수명을 74세까지 늘리겠다고 천명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 원인인 술과 담배 규제에 나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의 60%, 여성의 22%가 흡연 인구다. 흡연 관련 질환 사망자도 한해 약 40만 명에 이른다.

러시아인 약 50만 명을 매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음주 관련 규제책은 1월에 시작됐다.

국민주로 불리는 보드카의 가격을 병당 최소 33%씩 인상했다. 0.5L에 최저 170루블(약 6060원) 이상 받도록 했다. 음주 운전 시 최고 15년 징역이나 최대 49만7900루블의 벌금을 물도록 법을 개정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