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투자시장에 이어 한국 증시에서도 ‘큰손’으로 떠올랐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한국 주식과 채권을 사들인 중국계 자금은 1조2300억 원으로 미국계 자금(1300억 원), 영국계 자금(580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이 한국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자국이 보유한 외환을 다변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은 국제자금이 몰려들면서 높아지는 위안화 절상 압력을 해소해야 하고 보유 외환도 다변화하기를 원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한국 주식과 채권을 매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 금융 자산에 대한 중국의 매수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치훈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로 좋은 기업들의 지분을 싼값으로 확보할 수 있고,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해외 유전 등에 투자할 필요가 커지고 있기에 중국이 해외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및 미국 자금 일변도이던 한국 증시에 중국 자금이 가세함으로써 증시의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영국 자금은 수익성을 추구하다보니 단기 투자가 많은 반면 중국 자금은 보유 외환의 다변화가 목표라서 장기 투자가 많다”며 “중국계 자금의 유입은 향후 외국인 투자에 따른 증시 변동성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바뀔 경우 중국 자금이 일시에 유출되거나 일부 핵심 산업에 대해 적대적 지분 확대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