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고그런 우울한 날에 대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X이벤트’(존 L 캐스티 지음·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해제·반비·2013년)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광고 카피와 같은 일들이 경영 현장에서 종종 벌어진다. 복잡계 과학과 미래연구의 대가 존 캐스티 박사는 기존 사고방식으로는 잘 해석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사건이면서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난 사건을 ‘X이벤트’로 명명했다. 이는 한마디로 판도를 뒤바꾸는 극단적 사건을 가리킨다.
①예상치 못한 충격을 흡수하는 견고성(Robustness)을 지녀 혼란을 견디고 사건이 전체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는 칼 와익 미국 미시간대 교수가 제시한 위기 속에서도 신뢰가 높은 조직(HRO·High Reliability Organization)의 특성이기도 하다.
②필수 잉여자원을 마련해 대규모 외부 충격에도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예비능력(Redundancy)을 지녀야 한다.
③창의성과 혁신을 토대로 융통성(Resourcefulness)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즉흥적인 기민함을 발휘해야 한다.
④신속하게 상황 파악을 하는 대응력(Response)을 길러 주요 이해관계자 간의 빠른 의사소통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최악의 지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건물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주변이 폐허로 변해도 그 건물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보다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매우 커지면서 부정적 요소를 얼마나 잘 극복하는지 여부가 그 기업이나 조직의 가치를 결정짓는 잣대가 됐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X이벤트에 대비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유종기 한국IBM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