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 메이저대회 첫 챔프… 기성용 중앙수비수로 맹활약
AFP “그가 우승 주춧돌 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왼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브래드퍼드시티와의 2012∼2013 캐피털원컵 결승전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우승한 뒤 팀 동료들과 환호성을 지르면서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기성용은 이날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다. 기성용은 트위터에서 “낯선 자리였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런던=신화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스완지시티가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2∼2013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에서 브래드퍼드시티(4부 리그)를 5-0으로 꺾고 191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메이저대회(프리미어리그, 축구협회·FA컵, 리그컵 등) 우승을 차지했다. 캐피털원컵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프리미어리그)에서부터 4부 리그까지의 팀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회다.
기성용은 이날 중앙 수비수로서 ‘깜짝 변신’에 성공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기성용은 대부분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그러나 미카엘 라우드루프 스완지시티 감독은 캐피털원컵 결승을 앞두고 전문 수비수 치코 플로레스가 부상을 당하자 기성용을 중앙 수비수로 출전시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수비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할 경우 기성용이 다시 수비수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기성용은 감독에게 자신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스완지시티는 선발로 출전해 62분간 수비진을 이끈 기성용의 활약과 함께 네이선 다이어, 조너선 데 구즈만(이상 2골), 미겔 미추(1골) 등 공격진의 득점포가 불을 뿜어 낙승을 거뒀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리그의 셀틱에서 잉글랜드 리그의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기성용은 유럽 무대 진출 후 세 번째 우승컵(2010∼2011 스코티시컵, 2011∼2012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2∼2013 캐피털원컵)을 들어올렸다. 한편 스완지시티는 캐피털원컵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었다. 기성용은 “유로파리그에서 뛰는 것은 나와 팀 모두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4부 리그 팀으로서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잇달아 꺾고 결승에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브래드퍼드는 이날 대패했지만 그동안의 선전으로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