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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황새, 순천만을 날다

입력 | 2013-02-26 03:00:00

네마리 한번에, 발견주기도 짧아져… 새 월동지 될 가능성




철새들의 낙원 순천만이 황새의 새로운 쉼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23일 순천만 농경지에서 길조인 황새 네 마리가 관찰됐다고 25일 밝혔다. 순천만에서 발견된 황새는 1996년, 2003년, 2010년에 한 마리씩이었다. 올해 네 번째로 발견된 것이며 최대 개체수를 기록했다.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는 러시아 시베리아 아무르·우수리, 중국 북부지역에서 살다가 겨울철에는 일본, 중국 남부 등에서 월동한다. 습지에 살며 체중 5kg 정도인 황새는 과다한 농약 사용에 따른 먹이 부족, 서식지 악화나 남획으로 세계적으로 2500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1급이다.

황새가 예전에는 흔한 새였다는 것은 소나무 위에 앉아있는 황새의 그림과 자수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번식하는 텃새종인 황새는 6·25전쟁 등을 전후해 거의 자취를 감췄다. 겨울철 국내에서 10마리 안팎으로 발견되는 황새는 월동지에서 서식지로 돌아가기 위해 한국에 잠시 머무는 나그네새이다. 황선미 순천시 순천만운영과 조류담당은 “순천만에서 발견되는 황새 개체가 늘고 있는 데다 발견 시기도 짧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순천만이 중간기착지가 아닌 새 월동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순천만 철새 서식환경 개선을 위해 습지 복원, 친환경농법 벼농사 등 다양한 노력과 매일 볍씨 300kg 정도를 논 주변에 뿌리는 서식지 관리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 시민들은 “행운을 가져다주고 가정의 평온을 유지해준다는 길조인 황새가 순천만에 나타난 것은 4월 20일 열리는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분위기를 전하는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한편 생태계의 보고 순천만은 흑두루미 660마리를 비롯해 두루미류 693마리 등 철새 235종 최대 12만 마리가 쉬었다 가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